최근 일본 검도장을 방문했다. 2박 3일의 짧은 일정동안 일본에 체류하면서 2회에 걸쳐 일본의 검도인들과 합동연무를 할 기회를 가졌다. 그동안 일본 검도에 대해 느꼈던 부분을 적어 보고자 한다. 표면상으로 밖에 접근할 수 없었고 일본 검도인들과 많은 대화를 통하여 충분하게 그들의 내면을 이해할 기회를 갖지는 못했지만 그동안 느낀 부분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고자 한다.
한국 검도와 일본 검도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는 듯하다. 무엇보다 검도에 접근하는 방향의 차이가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검도는 운동경기 즉 스포츠 중 하나이나 일본 검도는 일종의 종교라 할 수 있겠다. 검도의 道는 한국과 일본에서는 상당히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듯 하다. 한국에서는 기술 또는 방법의 의미로 이해되나 일본에서는 하나의 교리로 이해되는 듯 하다. 다시 쓰면 한국 검도는 劍術이라 하겠으나 일본 검도는 기독교, 유교, 불교 등 각 종교에 따라붙는 敎자를 써서 劍敎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검도에 접근하는 태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일본 검도의 성격을 맥아더는 파악했기에 2차 대전 종전 후 일본에서 검도를 금지하지 않았나 싶다. 일본 검도에 깔린 종교적인 색채는 검도장의 형태에서도 찾아 볼 수 있었다. 검도장 정면에는 그들이 검도를 통해 숭배하고 있는 신을 두기 위한 신단이 있었다. 이러한 검도장의 형태는 일본에서 구입한 책에 기재된 사진에 나타난 도장의 내부 모습에서 찾아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또한 그들이 가르치는 검도는 마치 교리와 같이 그들에게 전수되고 있었으며 개인별 개성은 인정되지 않고 있다. 시합에 이기기 위한 깨끗하지 못한 칼 동작이 배척되는 모습은 마치 교리에 위배되는 행동을 배척하는 것과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검도장에서 행해지는 행동과 검도 수련 행위는 마치 종교적인 의식과 같이 치러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한국에서 검도는 쉽게 접근 할 수 있으며 검도는 다만 생활 체육의 하나로 여러 사람이 즐기는 스포츠일 뿐인 것이다. 나는 현지에서 만난 검도인에게 내가 느낀 한,일 검도의 차이를 sports 와 religion이라는 단어를 써서 표현했으며 그들에게서 religion은 道와 같은 의미임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근본적인 한국과 일본 검도의 차이를 간과하고 일본의 검도를 무조건 배워야 할 검도로 생각할 수는 없다. 특히 나 같은 기독교인에게는 더더욱 종교적인 색채가 짙은 일본 검도는 수용되지 않는다. 한국의 검도는 우리의 정서에 맞게 건전한 스포츠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농구나 야구를 즐기면서 아메리카 정신을 생각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일본 검도의 skill은 배우더라고 그들의 정신은 배제함으로 우리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건강을 지키고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한 운동으로 검도를 사랑한다. 껍데기는 일본의 것을 사용하더라도 내면은 우리 스타일을 지키는 검도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
|
